개념의 범주화(Categorization of Concept)에 대해서... (1)

"인간은 개념을 어떻게 범주화하고 분류하는가?" 라는 질문은 다양한 분야 논의되는 문제이다. 언어학은 물론, 문헌정보학, 인지과학 등에서 이 문제가 많이 논의되었는데 특히 문헌 정보학의 도서관의 수많은 책을 어떻게 분류하여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라는 관점은 현재 웹의 태그 시스템이라던지, 검색 시스템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개념이란 무엇인가?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단어는 개념이다. 동물, 식물 같은 추상적인 단어는 물론이고, 개, 고양이 등 구체적인 단어도 개념이다. 예를 들어 다음 그림을 보자.
이 그림은 빨간색 부터 파랑색까지의 비율을 일정하게 변화시켜 가면서 그라데이션 효과를 준 그림이다. 문제는 이 그림을 왼쪽 부터 잘게 쪼개어 (예, 5mm)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이것은 빨간 색입니까 파란색입니까?"라고 질문했을때 사람들은 어느 정도까지는 빨간색이라고 답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파란색이라고 답하기 시작한다. (여기서는 논외지만 놀랍게도 이 시점은 개인간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한다. 게다가 시각뿐 아니라 청각 같은 다른 감각에서도 사람들은 놀랍게도 비슷하게 개념을 분류한다고 한다. 다만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서는 차이가 있을 수 도 있다.) "빨간색", "파란색"이라는 매우 구체적으로 보이는 단어도 사실은 매우 많은 색이 포함된 개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사람들이 이러한 개념을 구분하지 못하고 모든 색에 대해서 별개의 이름이 필요하다면 얼마나 많은 정보를 처리해야하는지를 생각한다면 사람의 인지처리과정에서 개념의 중요성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범주화라는 것은 결국 특정 객체(위의 경우에는 특정색)이 특정 개념(위의 경우에는 "빨간색", "파란색") 내에 속하는지를 판단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은 과연 특정색이 빨간색이라는 것을 어떻게 판단을 할까? RGB 숫자로 보면 매우 다를 수도 있는 저 색들을 어떻게 어떤 것은 "빨간색", 어떤 것은 "파란색"이라고 분류할까? 네이버 사전에 따르면 "범주"는 아래와 같이 정의되어 있다.

범ː주(範疇)[명사]
1.(일반적으로) 같은 성질의 것이 딸려야 할 부류 또는 범위.
2.사물의 개념을 분류할 때 가장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최고의 유개념(類槪念). 카테고리.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같은 성질을 지녔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새" 라는 범주에는 "깃털", "부리", "날수있음"과 같은 특징을 지닌 객체들이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범주화 방법은 일반적인 과학에서 사용되는 방법으로 인지과학에서도 "고전 모형"이라고 해서 1970년대까지만해도 인간도 역시 이러한 과정을 거쳐 범주화를 수행한다고 믿어져 왔다. 예를 들어 참새를 보면 "아 저건 동물인데, 부리가 깃털이 있고 날기도하네"라는 사고과정을 거쳐 그것을 "새"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인지과학 연구는 인간의 개념 범주화 과정이 위와 같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이론이 "원형이론(Prototype Theory)"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사람이 어떤 객체가 특정 개념에 속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그 개념의 전형적인 이미지인 원형(Prototype)을 가지고 있고, 그 객체와 원형간의 차이의 정도에 따라 차이가 적으면 속한다고 믿고, 많으면 속하지 않는다고 믿는다고 주장한다.

이 이론과 고전모형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특정 개념에 얼마나 근접한지에 대한 강도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Eleanor Rosch는 200명의 미국 대학생과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하였다. "가구(Funiture)"라는 개념에 "의자(Chair)", "쇼파(Sofa)" 같은 단어들이 얼마나 근접하는지를 1~7 숫자로 평가하라고 하였다. 이를 모아서 높은 점수를 순으로 나타냈더니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1 chair
1 sofa
3 couch
3 table
5 easy chair
6 dresser
6 rocking chair
8 coffee table
9 rocker
10 love seat
11 chest of drawers
12 desk
13 bed
...
22 bookcase
27 cabinet
29 bench
31 lamp
32 stool
35 piano
41 mirror
42 tv
44 shelf
45 rug
46 pillow
47 wastebasket
49 sewing machine
50 stove
54 refrigerator
60 telephone
실제로도 생각을 해보면 순위가 내려갈수록 이게 가구인가 아닌가 판단하기 모호하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Response Time이나 Priming 등의 실험을 수행함으로써 실제로 순위가 내려갈 수록 판단하는데 오래 걸린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예를들어 "참새"는 전형적인 (원형에 가까운) 새의 모습을 지녔기 때문에 쉽게 "새"라고 판단되지만 "펭귄"은 비전형적이기 때문에 "새"라고 판단되는데 오래 걸린다고 한다. 실제로는 야채인 토마토를 쉽게 과일이라고 잘못 판단하게 되는 것도 인간이 실제 특징 보다는 어떤 전형적인 모습과의 차이에서 범주화를 수행한다는 증거이다.

아직 개념의 분류에 대해서 할 말이 많지만 글이 너무 길어져서 다음에 다시 계속해야겠다.

http://krdic.naver.com/krdic.php?where=krdic&docid=52823
http://en.wikipedia.org/wiki/Prototype_Theory

by 달삼 | 2006/05/16 15:42 | 트랙백(2)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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