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

갑자기 오마이뉴스 기획팀의 정윤호님께서 '뉴스게릴라, 게릴라 미디어와 만나다'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하는데 참석해줄 수 없냐는 문의를 하셨다. 내가 이 블로그에 첫글은 남긴 것은 불과 지난달 21일... 채 1달도 되지 않았다. 과연 이런 내가 블로그에 대해서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걱정이 ㅤㄷㅚㅆ지만... 머... 논의라는게 블로깅을 오래한 사람이 있으면 짧게 한 사람도 있을테고 다들 느끼는게 다를테니까... 게다가 상당기간동안 멋진 블로그를 운영하신 분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생각하며 참석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참석하겠다고 하고 난 뒤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무슨 얘기를 하지...

일단 내가 왜 블로그를 시작했는지 부터 생각해보았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2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번째는 글쓰기 연습을 하고 싶다는 이유였다. 이른바 "이공계는 글쓰기가 무섭다"라는 책이라던지 여러 매체에서 떠들었던 것 처럼 난 전형적인 이공계생 답게 글쓰기와는 거리가 무척 멀었다. 하지만 요새 일하다 보면 글을 좀 잘써야겠다는 생각을 많이하게 된다. 역시 글을 늘리려면 많이 써야겠다는 생각에 블로그를 선택했다. 아무래도 내가 원하는 주제에 대해서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매체이고 머 가끔씩 글을 올리지 않아도 누가 모라고할 사람은 없을테니까... (아마 방문자 수는 줄겠지만... ^^)

두번째는 조금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회사에서 브라우저를 개발하는 일을 했고, 현재는 관련 기술 기획을 하고 있으면서 정작 사람들이 브라우저를 왜 쓰는지, 어떻게 쓰는지, 어떤 기능을 필요로 하는지에는 너무 무관심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개발을 할때는 정말 CSS 규격만 보면서 이거대로만 만들면 되겠지 하고 생각을 하며 살았고... 올해 초에 처음 기획팀으로 옮겨서도 새로운 규격이 모가 나오나만 고민했던 것이다.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인터넷에서 어떤 서비스가 유행하는지, 브라우저의 새로운 기능들을 어떻게 이용해서 서비스를 구현하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던 중 바로 블로그, 웹 피드, Web 2.0등의 키워드를 보고 꼭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알기위해서는 직접 해보는 것 이상의 방법이 없겠다고 생각하고 시작했던 것이다.

여하튼 이렇게 해서 블로그를 시작했고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 블로그 좀더 일반적으로 개인미디어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뭐 내가 쉽게 말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쉽사리 매스미디어를 통해 다루어지지 못했던 다양한 문제들을 공론화 시키고 심도 깊은 논의 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들어 이공계 문제를 생각해 보자. 많은 사람들이 이공계 살리기를 외치면서 중국 정부내 인사는 몇십퍼센트가 이공계니... 하는 얘기를 많이 하고 따라서 우리도 이공계를 정부 곳곳에 배치해야한다고 얘기를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공계는 연구실에 있어야지 정부에서 행정적인 일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머 안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공계를 살리는 이유는 연구실에서 무언가를 연구하라는 의미지 정부에가서 행정적인 일을 하라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도 이를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정부 고위 관료가 되는 것은 곧 이 사회의 주목(Attention)을 받는 일이고 이 사회의 매스미디어의 관심을 끄는 일이고 따라서 이공계가 이런 자리에 간다면 그 영향력을 기반으로 이공계에 도움되는 일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만약 능력있는 이공계가 모두 이러한 직업을 원한다면... 이공계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만들어져도 정작 이를 실행할 사람은 없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만약 그러하면 이공계를 살리겠다는 명분하에 이루어진 정책적 배려는 그저 이공계에 대한 특혜로만 남지 않을까?

바로 이런 상황을 매꿀수 있는 것이 개인미디어 또는 소규모 미디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정부 고위 관료가 되지 않아도... 매스 미디어가 취재하러 오지 않아도 자신의 생각을 적고 배포할 수 있는 모델을 가지게 되었다. 정보의 생산 비용은 극도로 낮아지고 있으며 이런 낮은 비용을 가지고 생산한 콘텐트는 인터넷을 통해 무한대로 퍼져나간다. 주목을 받는 방법은 더이상 정부의 고위관료, 대기업의 임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분야에서 남들이 이루지 못하는 것을 이루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성질이 이공계가 자신의 일에 집중하면서도 사회로 부터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되지 않을까?

너무 비약인가?

by 달삼 | 2005/11/14 15:52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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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가짜집시 at 2005/11/14 16:34
개인 미디어를 통해 이공계 전공자들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통로가 다양해진다고 해서, 당장에 이공계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따지면 세상에 안풀리는 문제가 없게요 *웃음* 어쨌건 목표가 있으니, 그걸 향해 나가는 방법은 다각도로 고민하면 될 일이긴 합니다.

"이공계 출신 행정가"에 대한 주문들이 나오는 이유는 정부 기관 내에 이공계의 현실을 이해하고, 이공계의 마인드를 정책과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지 멀쩡한 전문가들더러 연구 개발 때려치우고 가서 공무원 하라는 건 분명 아닐겝니다. 하지만 이공계 전공자가 아닌 이상 현실적으로 당장에 이공계의 현실을 이해한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나오는 이야기인 것도 사실입니다. 정량적으로 목표를 만드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이긴 하지만 말이죠. (사실, 저어기 높으신 분들 하는 걸로 봐선 이과 출신이든 문과 출신이든 나이 먹고 배 나오면 뇌세포가 주로 골프치는 데에만 사용되는 걸로 보이니, 공돌이 출신 장/차관 만들어준다고 문제가 풀리는 것도 아닌 것은 확실합니다)
Commented by 달삼 at 2005/11/14 20:04
푸히.. 머 해결하는데 오래걸리는 문제는 있어도 해결 못하는 문제는 없을겁니다. 이공계 스스로가 자신들이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보이기만 한다면... (저를 포함해서...) 언젠가는 해결되겠죠... 시간이 걸리더래도 정공법으로.. 어쨌든 옛날처럼 특정 위치에 있는 사람만이 미디어에 나서서 얘기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한날 at 2005/11/15 11:51
죄송합니다. 여러 분들께서도 추천하셨겠고 오마이뉴스에서도 이미 섭외 대상으로 생각했을텐데 저도 그런 추천에 일조했습니다. 하하.
기대 많이 하고 있습니다~~ +_+ (전 슬쩍 잠수해서 듣기만 할까 고민 중. 하하)
Commented by 달삼 at 2005/11/15 13:32
헉 님같은 분께서도 저랑 비슷한 작전을 생각하시면... 제가 잠수타는데 문제가 생기는데... ^^ 아무래도 블로깅한지 1달도 안된제가 블로깅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좀...
Commented by 정윤호 at 2005/11/15 14:58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자리만 만들 뿐 잠수탈 예정 우헤헤 :)
Commented by hof at 2005/11/15 16:18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자리에 낄뿐 잠수탈 예정 우헤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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